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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하면 왠지 낙엽이 쌓인 고궁길을 연인과 우산을 같이쓰고 거니는 낭만 또는 목로주점에서 빈대떡에 막걸리 주전자를 기울이는 풍류가 떠오르지만 그건 7~80년대 도시에서나 있을법한 시나리오에 불과할뿐 시골에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기상현상입니다. 이맘때면 들깨나 콩, 팥등을 수확해서 타작을 해야하고 논바닥도 바짝 말라야 콤바인같은 장비가 들어갈수 있으며 수확한 물벼도 수분함량이 낮아야 수매시 좋은 등급을 받을수 있기 때문인데 주초부터 2박3일간 요란한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가을비치고는 꽤많은 비가 강한 바람과 함께 내리고 나니 황금물결이 넘실대고 풍년가를 부르던 들판이 그만 쑥대밭이 되고 말았네요.
무논이 되어버린 논에 늘어놓은 볏짚이 모두 젖어버려 소먹이용 곤포사일리지로 만들기가 어렵게 되었어요.
수확을 앞둔 벼들이 도복된 곳에서는 콤바인 작업이 아주 어렵습니다.
도복된 벼는 싹이 나거나 들쥐와 새들이 피해를 주는데 다행히 며칠내로 수확할 예정이니 그나마 피해를 줄일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