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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쑥쑥 자라는 대나무 새순을 가리키는 말로 雨後竹筍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그런데 죽순 못지않게 정신없이 자라는 풀때문에 요즘 농촌에선 저마다 비명이다. 우선 거짓말 조금 보태서 호미질 한다음 저만큼 가서 되돌아보면 한뼘씩 자라나는 속도도 그렇지만 지표면을 새파랗게 뒤덮는 가공할 발아력이 할말을 잃게 한다. 비온 다음날 밭에 나가보면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지 망연자실할 정도로 솟아오르는 잡초의 생명력에 한편으론 경외심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어쩌랴! 비록 하챦은 풀들도 한번 살아보겠다고 저리 대들지만 그대로 뒀다간 폐농하기 십상이니 제초제를 주건, 예초기로 깍던, 호미로 뽑던 무슨수를 내야지... 아! 괴롭도다 농부의 숙명이여.....
이름도 모르는 온갖 풀들이 저마다 한세상 살겠다가 아우성이다.
쇠비름 같은 풀들은 온도와 습도만 적당하면 일주일만에 커다란 솥뚜껑만큼 자라기도 한다.
명색이 팥밭인데 팥인지 잡초인지 구별이 안가니 이게 뭡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