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이야 한겨울에도 난방이 잘되니 아무리 대한절기라 해도 따뜻한 집안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지내는 사람들도 많은데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서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이동할수 있으니 도시인들에게 추위로 인한 불편함은 크지 않을수 있지요. 시골은 그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보일러 기름통에 난방유 가득 채워놓고(화목보일러나 아궁이 때는 집은 처마밑에 쌓아놓은 장작) 곳간에는 곡식과 김장김치를 비롯해서 갖가지 양식이 있으니 한겨울 나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 세상입니다. 그렇지만 짐승들은 사정이 다른데 폭설이 내리면 야산에 살던 고라니와 멧돼지가 먹이를 구하러 마을로 내려왔다가 로드킬을 당하거나 개에게 쫓겨다니는 경우도 많은데 날짐승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춥고 배고픈 겨울나기는 힘겨워 보입니다.
밭에 뿌려놓은 왕겨에서 먹을만한 것을 골라먹던 참새들이 폭설이 내리자 그저 하염없이 나뭇가지에서 해바라기만 합니다.
참새가 워낙 많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참새구이를 할만큼 잡을수도 있지만
왠지 측은지심이 들어서 방아찧을때 닭주려고 남겨둔 싸래기라도 뿌려줘야 겠네요.
(그런데 이넘들 살려놓으면 가을에 나락이랑 수수같은거 거덜낼텐데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