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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가 누렇게 익어갑니다. 보리는 밀이나 쌀과같이 주요 곡물이지만 정제된 탄수화물이 아니며 식이섬유가 많아서 고혈당이나 비만을 유발하지 않아 건강식으로 좋을뿐 아니라 벼와 이모작도 가능해 식량난 해결에도 도움이 되는 고마운 작물입니다. 그런데 옛날 가난했던 시절 이맘때면 쌀독은 바닥나고 햇감자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먹을거라곤 채영글지 않은 보리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타작해서 주린배를 채웠기 때문에 보릿고개라는 말이 생겼지요. 도시에 살았던 우리는 보릿고개를 실제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혼식이 장려되는 시기라 도시락은 반드시 보리밥으로 싸가야했는데 할맥이나 압맥과 달리 이놈의 보리밥은 입안에서 겉돌뿐 잘씹히지도 않고 먹고나면 가스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는데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를 보니 이런저런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오늘은 보리밥에 얼갈이 김치와 고추장 한숟갈 넣어서 쓱쓱 비벼먹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