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봄비가 자주 내린다. 빗방울이 대지를 두드리면 땅속에서 잠들어 있던 벌레와 풀등 온갖 생명들이 깨어나며 농부들도 이때부터 땅을 갈고 곡식을 심는다.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농사를 시작하지만 여기저기 비집고 올라오는 잡초들이 고민이다. 이땅의 논밭과 들판 어디에도 잡초가 자라지 않는곳이 있으랴마는 이놈들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해서 호미와 낫, 예초기로 그렇게 캐내고 잘라도 끊임없이 자랄뿐 아니라 엄동설한에도 꽁꽁 언땅에서 살아남는 것을 보면 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에 경외심마저 든다. 사람들이 식용으로 채취하거나 재배하는 것은 다 이름이 있는데 잡초는 왜 뭉뚱그려서 잡초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이름이 없는것은 아니다. 독새풀, 매자기, 방동사니, 여뀌, 쇠비름, 소리쟁이, 피, 바랭이, 토끼풀 등등 어찌보면 잡초가 있어야 풀벌레나 짐승들도 살수 있으며 사람들도 잡초를 이용해서 사료나 퇴비를 만들수 있으니 이들은 제거해야할 적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야할 동반자인지도 모르겠는데 제초제가 고엽제인줄 알면서도 풀약을 쳐야하는 농부들이 불쌍하고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