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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테요
5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말아
삼백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은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 꽃중의 왕 즉, 화왕으로 불리는 꽃입니다. 선덕여왕의 고사에서는 중국에서 보내온 모란꽃문양 그림에 벌나비가 없는것을 보고 꽃향기가 없을것이라고 했다는데 실제로는 은은한 꽃향기가 있습니다. 모란은 화투장 6월 열끗패에도 등장하듯이 목단이라고도 하는데 목질화된 줄기에서 매년 봄이되면 꽃을 피우는데 반해서 비슷하게 생긴 작약은 초본류로 분류되며 봄에 새로운 꽃대에서 꽃을 피우며 함박꽃이라고도 합니다.
은하수농장 정원에 핀 이것은 함박꽃인데 어른 주먹보다 커다란 꽃송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화려한 봄꽃에 가려 존재감을 상실했던 할미꽃은 어느새 하얀 백발이 되어 농장주와 동병상련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