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해가 저물어가는 정묘년 세밑에서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본다.
다사다난이란 말로는 표현할수 없을만큼 격동의 나날에서
우리는 글로벌 거대기업의 주식이 휴지가 되는것을 보았고
유럽의 제국들이 국가부도의 위기에 휘말림을 보았으며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독재자들이 총맞고 병들어 죽어 자빠지는것을 보았다.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혼란속에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을 구하는 것조차 부질없는 일이거늘..
丁卯年 토끼가 壬辰年 용에게 자리를 물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마는
그래도 계절은 바뀌고 세월이 흘러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해가 바뀜은 천지가 개벽한 이래 수십억번 거듭되는 일이라
우주의 관점에서는 새삼스러울 일도 없으련만
별것 아닌 인간들은 해넘이네 해맞이네 호들갑을 떤다.
해가 바뀌고 나이 먹음이 우주의 섭리이건 인간사 굴레이건
지나온 세월이 새삼스레 가슴 저려옴은
늙음의 전조거나 인생의 관조겠지...
숨막히는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삼아 세월을 낚는것도
몇장 몇막이 될지 모를 인생길에서
적어도 차선의 선택은 되지 않겠나?
오늘따라 들판너머 저무는 석양이 더욱 아름답구나!
군불지핀 따뜻한 아랫목에서
송년주나 한잔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