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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또다른 표현인 식구는 한솥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말인데 가족을 이루고 살다가도 자식들이 성장하면 제갈길로 분가하는것이 요즘의 세태라 결국은 노부부만 남아서 서로를 의지하고 살다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는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마을에서 가깝게 지내던 어르신댁 할머니가 평소 지병이 있기는 했지만 전동차 타고 다니며 농사일도 하고 마을일도 열심히 하시던 분이었는데 얼마전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혼자되신 어르신은 의지도 의욕도 없다며 전답을 처분하고 대처로 이사가시게 되었는데 농지법이나 건축법에 따르면 농지에 지은 무허가 건물은 철거후 원래지목대로 원상회복해야 이전등기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어서 젊은시절 힘들게 지은 헛간을 철거하게 되었는데 칼라강판 지붕은 고물상에 팔고 석면이 들어있는 슬레이트는 전문처리업체에 보내고 시멘트블록 벽체는 해체해서 골재업체로 보냈는데 기둥과 서까래에 쓰인 목재는 폐기물로 처리하려면 비용이 적지않게 든다고 해서 이것을 가져다 화목보일러 땔감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철거현장에 쓸쓸하게 둘러보는 어르신 뒷모습이나 포크레인 한방에 무너져내리는 건물을 보면서 무상함을 느끼게 되는건 나만의 생각일까요.
포크레인으로 부순뒤 벽돌과 목재를 분류합니다. 비교적 쓸만한 목재는 1톤트럭으로 네차를 실어왔는데 쌓아놓고 보니 양이 엄청나네요. 못뽑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쌓아놓으려면 며칠 고생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