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단상
고사리 채취를 생업으로 하지않는 사람이라도 더많이 꺾어오고 싶은 욕심이 드는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여서 온산을 헤매고 다녀도 힘든줄을 모르고 가시나무에 찔리거나 고라니 배설물을 밟고 뱀과 맞닥뜨리는 상황이 생겨도 불굴의 투지와 용기를 가지고 고사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을만큼 고사리가 몸에 좋다거나 돈이 되는것은 아닌것 같은데 이상한 마력이 있는것 같아요. 사실 고사리는 욕심의 대상이 아니라 충절과 청빈의 상징으로 대표되는데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 죽을진들 채미난 하난것가. 비록애 푸새엣 것인들 그뉘땅에 났더냐."(주 : 수양산을 바라보며 백이와 숙제를 탓하노라. 굶주려 죽을망정 고사리를 꺾어먹는단 말인가. 비록 푸성귀일망정 그것도 주나라땅에 난것이 아니더냐.) 집현전 학자이자 사육신중 한분인 매죽헌 성삼문이 세조의 회유를 거부하며 읊은 시조인데 이것은 고대 중국의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한것을 한탄하며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로 연명하다 굶어죽은 백이와 숙제를 두고 회자되는 고사를 빗대어 굳은 절개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있지요. 여기저기 봄꽃이 피어나고 신록이 솟아나는 아름다운 산속 풍경은 안중에도 없이 모든 감각기관을 고사리에 집중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문득 고사리와 관련된 의미를 떠올려 봅니다.
먹을만큼 꺾어왔는데도 불구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산에 오르니 고사리 새순이 반겨주네요.
고사리에는 비타민 B1을 파괴하는 효소가 있어서 이것을 제거하기 위해 삶을때 굵은소금을 한주먹 넣어주기도 하지요.
대략 7~10분 정도 삶은뒤 건져서 깨끗한 물로 헹궈줍니다.
건조망 위에 펼쳐놓으면 햇볕이 좋은경우 한나절이면 바짝 마르지요.